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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회장 인터넷자서전/04/보령약국의 개업

"고향 보령이 내게는 여전히 심신의 고향"

마침내 점포를 얻는 데 성공한 나는 그 곳 종로 5가 124번지에다 곧바로 ‘보령약국’의 간판을 내걸었다. 1957년 10월 1일이었다. 약국이름을 고향인 ‘보령’의 지명을 따서 정한 것은 비록 소년기에 떠난 곳이지만 고향 보령이 내게는 여전히 심신의 고향으로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막상 군복을 벗고 사회로 나오자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사업을 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긴 했지만 말이 사업이지, 내게는 변변한 경험도 자본도 없는 상태였다.
나는 곧바로 종로 5가에 있는 집안형의 홍성약국을 찾아갔다. 학창시절 줄곧 내 뒷바라지를 해준 집안형의 집을 찾는다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지만 내 마음 속에는 또 다른 꿈이 싹트고 있었다.
약국! 그 곳은 바로 내 유년 시절의 추억과 청소년기의 기억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장소가 아니던가. 이제 그 인연의 끈을 스스로 이어볼 때가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가득한 내 발길을 홍성약국으로 이끈 것은 그 곳에 있는 가까운 친지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 발길이 서둘러진 것은 바로 그 곳에 약과 약국이 있기 때문이었다.
뜻이 있는 자에게 길이 있다고 했던가. 때마침 홍성약국에는 집안 매형(김선기:金璇基)이 와 있었다. 매형은 오래 전부터 약업계에 들어와 많은 경험을 쌓고 있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약업 지식이 없던 내게는 훌륭한 스승이자 조언자가 아닐 수 없었다.
그날부터 나는 밤낮으로 약국 일을 거들었고, 매형 또한 아는 것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애를 썼다. 매형은 약에 관한 지식뿐 아니라 약업계의 동향까지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매형이 해주는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귀를 열어두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 둘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는 사이, 막연히 ‘사업’이라고 말했던 내 꿈이 비로소 확연한 그 모습을 드러냈고, 그것은 물론 ‘약국개업’이었다. 홍성약국에서 5개월여를 보낸 1957년 가을, 나는 마침내 자립을 결심했다.


약국개업을 결심했지만 정작 내가 가진 재산이라고는 군 생활을 하면서 근근히 마련한 돈암동의 낡고 좁은 집 한 채가 전부였다.
내 전 재산이기도 한 데다 당장의 거처이기도 한 집을 팔아서, 장차 전망이 어떨지도 모르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결심은 아니었다. 게다가 내게는 결혼 1년도 채 안된 신혼의 아내(박민엽 : 朴民燁)가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나는 누구보다 확신에 차 있었다. 오래 전부터 약과 맺어진 인연이 있기에 나는 이미 약국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이었고, 이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나는 이미 가슴 속에 내 약국의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그런 확신과 신념을 바탕으로 나는 마침내 돈암동 집을 팔아 300만환을 손에 쥐었다.

전 재산을 팔았다고는 해도 목이 좋은 요지에다 번듯한 약국을 개업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돈이었다. 따라서 나는 내가 가진 돈의 규모에 맞는 장소를 찾아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하지만 장소나 건물이 마음에 들면 돈이 턱없이 모자랐고, 돈에 맞는 장소는 영 마음에 들지를 않았다.
버스나 전차 대신 걸어서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기를 몇일, 어느 날 우연히 종로 5가에 있는 한 허름한 문방구 간판이 내 시선을 끌었다. 한성문방구. 비록 낡고 볼품없는 건물이었지만 약국으로서의 입지로만 놓고 본다면 정말이지 안성맞춤이라는 확신이 든 것이다.

우선 건너편에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동대문시장이 있었고, 종로 5가 로터리 북쪽으로는 의정부와 동두천 등 서울 북부지역과 연결되는 버스터미널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조로 지어진 문방구 터는 건물 외형도 허술한데다 전체 11평 가운데 실제 상점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은 5평 남짓에 불과했다. ‘이 정도면 내 돈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겠지’하는 생각으로 주인을 찾았다. 그런데 주인은 임대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하는 것이 아닌

가.

나는 그 날부터 주인을 찾아가 통사정을 하다시피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주인은 임대료를 턱없이 높게 요구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임대료가 높고 낮고를 따지고 싶은 생각도 없이, 그 곳을 내 사업의 첫 터전으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다행스러울 따름이었다.

마침내 점포를 얻는 데 성공한 나는 그 곳 종로 5가 124번지에다 곧바로 ‘보령약국’의 간판을 내걸었다. 1957년 10월 1일이었다. 약국이름을 고향인 ‘보령’의 지명을 따서 정한 것은 비록 소년기에 떠난 곳이지만 고향 보령이 내게는 여전히 심신의 고향으로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보령약국을 개업한 그 문방구 터는 원래 일제 시대 때 술과 석유를 배급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그 곳을 해방 후 건물 주인이 문방구로 개조하여 영업을 했는데, 그나마 건물이 워낙 낡고 허술해서 내가 임대하기 두 달 전부터는 장사가 안 돼 아예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곳이 내 눈에는 왜 그 토록 사업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비쳐졌는지......생각해보면 그 또한 인연이 아니었나 싶다.

보령약국을 개업한 자리와 인접한 동대문시장은 조선 시대 배우개(이현 ; 李峴)장터를 확장하여 1905년에 세워진, 당시만 해도 동양 최대 규모의 시장이었다. 6.25 때 완전히 파괴되기도 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주로 월남한 피난민들이 군용물자나 생활필수품 거래를 하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당초 농산물 위주의 상권에서 점차 포목, 양장, 양품(洋品), 어류 등으로 품목이 바뀐 상태였다.

특히 종로 5가 쪽에는 예로부터 한약 상가와 한약 제분 업소들이 밀집해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전통적으로 약업과 관련이 있는 곳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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