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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스투주맙' 의 두얼굴...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꼭 필요한 약제지만, 치료 前 심독성 가려 내기 쉽지 않아

서울대병원, ‘HER2 양성 유방암’ 표적치료 심독성 새 위험인자 제시
‘클론성 조혈증’ 양성 환자,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 위험 증가
영국 바이오뱅크·서울대병원 코호트 등 다층적 분석으로 확인...치료 전·초기 고위험군 선별 단서

 

양성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항암제인 트라스투주맙의 심독성과 관련해 ‘클론성 조혈증(CHIP)’이 새로운 위험인자로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공동 교신저자), 류강표 박사·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찬순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및 서울대병원 코호트와 동물실험을 통해 클론성 조혈증과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트라스투주맙은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중요한 표적치료제이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좌심실 수축 기능 저하나 심부전 등 심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까지 비교적 분명한 위험요인은 안트라사이클린 병용 정도로 알려져 있어, 치료 전 고위험군을 가려낼 지표가 제한적이었다. 

클론성 조혈증은 혈액줄기세포에 후천적 유전자 변이가 생겨 특정 혈액세포 집단이 늘어난 상태로, 최근 심혈관질환과 연관된 새로운 위험 인자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며 빈도가 증가하는 클론성 조혈증이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2개의 인체 코호트와 동물모델을 결합해 ▲심부전 발생 위험 ▲심독성 발생률 ▲심장 수축 기능 변화를 집중 분석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유방암 환자 15,729명을 분석한 결과, 클론성 조혈증이 있으면서 트라스투주맙에 노출된 환자군의 심부전 위험이 가장 높았다. 클론성 조혈증이 없고 트라스투주맙에도 노출되지 않은 기준군 대비 심부전 발생의 보정 하위분포 위험비(sHR)는 4.57(95% 신뢰구간 1.85-11.29)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에서 트라스투주맙을 투여받은 유방암 환자 454명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세 가지 심독성 평가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클론성 조혈증 양성군의 2년 누적 심독성 발생률은 유럽심장학회(ESC) 15.7%, 캐나다 트라스투주맙 워킹그룹 19.9%, 심장검토평가위원회(CREC) 20.9%로 나타나, 세 기준 모두에서 음성군(각각 5.0%, 10.8%, 11.3%)보다 높았다. 다변량 경쟁위험분석에서도 클론성 조혈증은 독립적 위험인자로 확인됐다(심독성 정의에 따라 sHR 1.62~2.16).




동물실험에서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확인됐다. 클론성 조혈증에서 흔한 관련 유전자인 Tet2 결손 골수이식 모델에서만 트라스투주맙 투여 후 심장 수축 기능을 나타내는 좌심실 박출률(LVEF)이 4.2% 유의하게 감소했다(P=0.03).

이번 연구는 인체 코호트 2개와 동물실험을 결합해 클론성 조혈증과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의 연관성을 임상·전임상에서 함께 제시한 첫 연구다. 향후 치료 전 또는 치료 초기 클론성 조혈증 평가를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심장 모니터링과 예방 전략을 강화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박준빈 교수(순환기내과)는 “트라스투주맙은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꼭 필요한 약제이지만, 치료 전에 심독성 고위험군을 정밀하게 가려내기는 쉽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클론성 조혈증이 환자별 심독성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만큼, 향후 맞춤형 심장 모니터링 및 예방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종양학회지(JAMA Oncology, IF 20.1)’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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