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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55/작지만 아름다운 집단, 보령그룹

서양에 ‘작지만 아름답다’라는 미학적 격언이 있다. 곳곳에서 그룹 해체의 굉음이 들리고 있는 요즘, 모두가 나름대로의 영역에서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는 6개 계열사들의 보령그룹은 작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집단인가.


그동안 한국경제는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그룹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비난 속에서, 그들 재벌그룹들이 나름대로 경제 성장의 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자의든 타의든 거대 그룹들은 계열 분리의 태풍 속에 있으며, 그 와중에 그동안의 무분별한 업종 확장과 몸집 불리기의 병폐가 얼마나 컸는지를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사실 업종이 다른 각 사의 저력을 하나로 통합해 보다 큰 힘을 창출해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책임관리체제의 확립과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을 갖추어야 한다.




보령제약 그룹 직원들의 활짝 웃는 모습. 기업은 이들 구성원들로 조직된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은 것이다.


일류기업이란 제품의 우수성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기업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최고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연구개발에 전력해야 한다. 국제화된 사회 속에서 연구개발 없이는 일류회사가 되기는커녕 자칫 살아남기조차 힘들 것이다.
또 기업문화의 창출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업은 단순히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영리조직만은 아니다. 기업은 구성원들로 조직된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은 것이며 또한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조직체로서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도 따르게 마련이다.
나는 이와 같은 의식을 갖고 보령그룹의 원년을 맞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계열사를 키우거나 늘리겠다는 생각보다는 보다 알찬 기업군(群)을 이루어 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책임감에 충실하고자 했다.
계열사 하나하나가 나무의 가지라면 그룹은 그 줄기이자 뿌리다. 동시에 그룹이 지상(地上)의 줄기라면 각 계열사들은 그 모체에 양분을 공급하는 뿌리들이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 서로의 발전이 모두에게 공유되는 관계---바로 가족 관계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보령그룹은 사실 그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작은 기업군이다. 그동안 손을 댈 수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팔을 벌려 모두 계열사로 편입했던 거대 그룹들의 관행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줄기를 이루는 알찬 가지와 뿌리들이 있기에 우리는 얼마나 당당하고 자랑스러운가.
서양에 ‘작지만 아름답다’라는 미학적 격언이 있다. 곳곳에서 그룹 해체의 굉음이 들리고 있는 요즘, 모두가 나름대로의 영역에서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는 6개 계열사들의 보령그룹은 작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집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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