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7월부터 시행되어 온 의약분업제도가 어느덧 11년째를 맞이했다.
국회는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표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도서관에서 ‘의약분업제도의 평가 및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 김광민 한나라당 의원,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하는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정책의 커다란 변화 중 하나였던 의약분업제도에 대하여 국민의 입장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며, 국민의 복지수준 향상이라는 대명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특정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의약분업제도가 보다 나은 제도로 개선 또는 발전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성상철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정책수립과 집행에 반영될 수 있도록 내실있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구 대한약사회장은 “인구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보장성 확대 등의 보건의료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 확보와 국민의 불편해소를 위해 약사와 의사 그리고 정부가 함께 노력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의약분업이 제도적으로 더욱 발전하여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대학 전공 교수와 신현택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가 맡았다.
김교수는 ‘의약분업제도의 성과평가와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의약분업과 약품오남용 감소, 국민의료비 및 약제비 감소 등 의약분업의 목표이자 명분들 대다수는 분석결과 의약분업제도 실시 여부와 인과관계가 희박하다”며 “국민의 편의성 제고와 알권리 확보를 전제로 하여, 약제비 절감을 지향하는 개선방향이 모색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신교수는 ‘의약분업 글로벌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의료전달 체계의 개선 ▲ 지역약국서비스의 개선 ▲ 외래환자 약제비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 ▲ 의․약간의 협력 증진을 개선방안으로 꼽았다.
주제발표 후에는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 윤용선 대한의사협회 의약분업 재평가 TFT 위원, 손기호 전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 이동욱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등이 지정토론자로 나서서 열띤 토론회를 통해 의사, 약사, 소비자의 측면에서 각각의 의견을 개진했다.
윤용선 대한의사협회 의약분업 재평가 TFT 위원은 의약분업 후 의사 처방권 훼손과 동시에 약사가 의사의 처방권을 넘본다며 의료의 사각지대가 있음을 우려했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소비자를 대변하여 “의약분업 정책이 원래의 취지를 망각하고 의․약이 서로 협력하지 않아 의약분업 제도의 장점을 퇴색시키고 있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의약분업 시스템이 구축되고 이행되도록 노력하며 기존 합의내용을 충실히 지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기호 전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과 이 송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병원 내 외래조제실을 복구 시킨다면 앞으로 10년 이상 의약분업 정책이 재정에 문제를 주지 않고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이동욱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측 의견을 대변하여 “의사는 진료를 하고 약사는 조제를 하는 각자의 본업에 충실할 때 의약분업의 효과가 높아지고 사회적 효용성이 증가된다”고 말했다.
또한, “원래 의약분업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의․약사가 서로의 이해관계만 따지지 말고 전문 직무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