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이 오는 6월 4일부터 개최되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에서 ‘루닛 스코프(SCOPE)’ 신제품을 소개하며 관련 연구를 발표한다.
루닛 스코프는 효과적인 암 치료를 위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해주는 AI 기반 조직 분석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조직 슬라이드를 지정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분석 내용을 필요에 맞게 조정하고 맞춤화할 수 있다. 결과는 리포트 형태로도 제공된다.
루닛의 신제품은 2가지이다. 1) 기존 조직 분석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 PD-L1’. 2) 새로운 AI 기반 바이오마커인 ‘루닛 스코프 IO’다. 두 제품 모두 온라인 데모를 거쳐 올 하반기에 연구용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루닛은 항암분야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리우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1)에서 총 4편의 연구 초록을 발표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으며, 이 중 2개의 연구가 해당 제품에 관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루닛 스코프 PD-L1’은 현재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사용되는 PD-L1을 AI로 분석한다. 루닛의 연구는 본 제품을 활용 시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자를 보다 정확하게 찾을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루닛 스코프 PD-L1’이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한 모습
연구를 총괄한 루닛의 옥찬영 의학총괄이사(CMO-Oncology)는 “면역항암제는 환자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 조직 검사를 통해 치료제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며 “기존에는 PD-L1 발현율이 기준이었지만 이를 유일한 바이오마커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38만 개 암세포의 PD-L1 발현 결과를 학습한 루닛 스코프 PD-L1을 사용할 경우,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를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투여 여부는 조직 슬라이드에서 병리과 전문의가 PD-L1의 발현 비율을 분석한 결과로 결정한다. 동일한 데이터를 병리과 전문의와 루닛 스코프 PD-L1이 분석한 결과 그 일치도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전문의가 ‘투여 불가’로 판단한 환자군에서 루닛 AI는 치료 반응을 보일 수 있는 환자 약 50%를 추가로 찾아냈다. 이는 루닛 AI가 기존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이 아닌 환자들 중에서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일 환자를 추가로 찾아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학적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제품인 ‘루닛 스코프 IO’는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AI 기반 바이오마커로, 환자의 면역 세포를 분석해 치료 반응을 예측해준다. 앞서 루닛은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이 암 환자의 면역세포 밀도 및 분포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여러 차례 ASCO에서 발표했다. 루닛 스코프 IO는 환자의 면역 세포를 AI로 분석해 각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연구 결과, 높은 AI 점수를 기록한 환자일수록 면역항암제 치료 예후가 좋다는 점이 입증됐다.
‘루닛 스코프 IO’가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한 모습
본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전남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수집한 1,000개 이상의 실제 환자 데이터를 검증해 신뢰도를 높였다. 특히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폐암을 비롯한 주요 암 종류 9가지를 포함하고 있어, 루닛 스코프 IO가 다양한 암 치료의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암 치료 분야의 면역항암제 연구는 전 세계 병원과 제약사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루닛 AI가 이 분야에서 창출할 수 있는 효과는 2019년부터 여러 국제 학회 등에서 입증된 바 있다. 올해 루닛 스코프 제품의 출시로 다양한 면역항암제 연구에 참여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예정이며, 이는 의미 있는 매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