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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약물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시대 열리나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 미국 미생물학회(ASM) 주최 국제학술대회에서 제프티 임상시험 결과 발표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는 6월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감염 및 미생물 학술대회인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2023 미생물 연차 총회 '이머징 사이언스'(Emerging Science) 세션에서 현대바이오가 개발한 제프티(CP-COV03)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임상2상과 임상3상을 결합한 300명 대상의 이중맹검·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현대바이오가 실시한 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결과, ① 약물의 혈중농도에 따라 바이러스 수치가 비례해서 감소되고, ② 복용 후 16시간만에 위약군은 4.1%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하는 반면 투약군은 56.65% 감소되며(p값: 0.0185), ③ 그 결과 FDA(미국식품의약국)가 제시한 임상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12가지 코로나19 증상(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등) 개선에 소요되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4일 단축됐고(p값: 0.083), ④ 특히 평소에 복용하던 약(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약 등)과 함께 제프티를 투약한 고위험군에서 이상 반응이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코로나19의 12가지 증상 개선에 소요되는 시간을 위약군 대비 6일이나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p값: 0.0080).

제프티의 주약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수십 년 동안 각종 세포실험 결과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인플루엔자, RSV 등) 감염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유효약물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감염된 세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현재까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현대바이오는 인체에 무해한 무기물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기술을 기반으로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고 장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유효농도가 5일 동안 유지되면서 혈액을 통해 감염된 세포에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를 극복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주요 타겟은 폐이다. 폐에는 산소공급을 위해 수많은 혈관이 존재하는데, 제프티는 항바이러스 유효농도를 유지하면서 혈액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를 폐에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물에 대한 생체 내 약물 분포실험 결과, 제프티를 투여한 후 폐에 전달된 약물농도가 혈액중의 약물농도보다 2배에서 10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 교수는 제프티의 임상결과에는 크게 3가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첫째, 세포실험 결과 각종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낮은 흡수율과 짧은 반감기)를 극복해 사람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둘째, 세포실험이나 동물시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해당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사람에게도 그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셋째, 현재까지 팬데믹을 초래한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이면서 끝없는 변이를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이다. RNA 바이러스의 속성상 개별 바이러스마다 해당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제프티는 하나의 약물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바이러스 감염증 중 절반 이상이 호흡기 감염증이고, 6개 계열의 바이러스(코로나19 등 코로나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오르토믹소 바이러스, 파라믹소 바이러스, 피코나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호흡기 감염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제외한 나머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는 치료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약물도 발굴되어 있지 않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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