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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환자 사전동의 없는 대체조제는 환자 중심 아니다”

대한약사회 ‘성분명 처방’ 입장에 유감 표명

의료계가 최근 대한약사회가 내놓은 ‘성분명 처방’ 관련 입장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환자 안전과 처방 책임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처방 문제를 두고 의사사회의 우려 제기를 ‘비과학적 선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건설적 논의를 가로막는 접근”이라며 “직역 간 이해관계를 떠나 환자 안전과 신뢰의 관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우선 ‘국가가 허가했으니 모두 동일하다’는 단순 논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제네릭 의약품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 다제약 복용 환자, 만성질환자, 소아·취약계층 등에서 제형·부형제 차이, 흡수 특성의 미세한 차이 등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의사회는 과거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레보도파 제제 생산 중단 이후 다른 제품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부 환자들이 부작용을 겪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약효 발현 시간 변동이나 이른바 ‘온-오프 현상’ 악화 등이 고령 환자에게 낙상 위험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의약품은 단순한 ‘성분’이 아니라 환자가 복용하는 구체적 제품으로 그 책임은 모든 의료진에게 있고, 일차적으로는 처방 의사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게 의사회의 설명이다.

 

의사회는 환자 사전 동의 없는 대체조제 홍보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약사회 홍보물에는 “대체조제 시 환자 사전동의 불필요”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의사회는 “환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처방된 의약품이 변경될 수 있다면, 이것이 과연 환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냐”며 “처방 의약품 변경은 환자 사전 동의가 필수”라고 말했다.

 

특히 “처방권의 책임 주체는 의사이고, 최종 치료 결과에 대한 법적·윤리적 책임 역시 의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책임은 의사가 지되 결정은 제3자가 하는 구조는 의료 윤리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의사회는 “진정한 환자 중심은 의사가 처방한 약을 그대로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환자 간담회에서 “내 병을 가장 잘 아는 의사가 처방한 약을 그대로 받고 싶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의사회는 전했다.

 

아울러 의사회는 고령자, 거동 불편 환자, 만성질환자 등의 현실을 고려해 약 배송 제도의 제도화와 선택분업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의료기관과 약국을 반드시 분리해 이동해야 하는 현재 구조가 노인과 중증 환자에게 물리적·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 논리에 대해서도 의사회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중요하지만, 비용 절감이 환자 안전과 치료 일관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접근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의료는 비용 절감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의 영역'이라는 이유다.

 

더불어 서울시의사회는 △환자 사전동의 없는 대체조제 홍보 중단 △성분명 처방 제도화 논의 이전에 환자 안전 영향 평가 공개 실시 △환자 및 현장 의견을 포함한 공론화 과정 마련 △약 배송 및 선택분업 제도 논의 수용 등을 요구했다.

 

의사회는 “직역 간 갈등을 원하지 않지만 환자 안전과 처방 책임 원칙이 훼손되는 제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진정한 환자 중심은 제도 중심이 아니라 신뢰 중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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