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과 국가 책임 강화 필요성을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가 2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하 전공의노조)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이수진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공의 장시간 수련이 건강 악화와 환자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 및 수련제도 개편을 위한 제도적 해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첫 발제에 나선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실시한 ‘제1차 전공의 근로실태 조사’와 올해 1월 진행한 ‘전공의 주 72시간 수련 시범사업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과도한 수련시간이 전공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진료의 질 저하와 환자 안전 위협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전공의법 개정을 통한 근로시간 추가 단축 및 처벌조항 신설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한 입원전문의 제도 활성화와 전문의의 상급종합병원 재배치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가이드라인 마련 ▲주 1회 이하 당직 최소화 및 정규근무 중심 체계 전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독립성 확보와 상시 감독체계 마련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확대 등을 주요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김형렬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근로시간과 건강, 진료 안정성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노동시간의 길이뿐 아니라 노동의 밀도와 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 평균 60시간이 과로사 판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수련시간 단축과 함께 근무의 규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에서는 각 직역과 단체의 다양한 시각이 제시됐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전문의 배출을 위한 적정 역량 확보는 비타협적 전제”라며 수련시간이 단축될 경우 전체 수련기간 조정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범석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AI는 교육적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비교육적 업무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경우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과 교육시간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호 대한병원의학회 회장은 “전문의 한 명을 병원에 추가한다고 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력 중심 진료 시스템에서 팀 기반 진료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새롬 인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과거 전공의법 제정 과정 경험을 언급하며 “정책은 합리적 기준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한 세력화와 연대 전략의 필요성을 전공의노조에 주문했다.
김대중 아주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전 학회 수련이사로서의 입장이 아님을 전제한 뒤, 21일부터 시행된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예로 들며, 수련시간 단축이 교수 등 다른 직역과 전공의 스스로의 수련 연속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전공의 노동시간 단축은 자살예방 정책”이라며, 비용 문제로 병원의 자발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인력 기준과 수가 개선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에서는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이 참석해, 수련 국가책임제 발전과 역량 중심 평가체계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련병원 당사자들과의 추가 논의가 병행될 경우 실질적 해법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축사에는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과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했으며, 이수진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김형렬 교수는 “이번 토론이 전공의노조의 마지막 토론이 아닌 첫 시작”이라며, 의료 현장의 구조적 변화를 위한 지속적 논의와 연대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