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리서치(대표 한용희)는 산업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의 한국 투자 행보가 단순한 시장 진출을 넘어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글로벌 신약 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재평가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일라이릴리와 로슈 등 글로벌 거대 제약사들이 연이어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임상 시험 역량과 오픈 이노베이션 인프라가 향후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릴리가 유치하기로 한 '게이트웨이 랩스'와 로슈의 아시아 전략 임상 거점화는 한국 바이오 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탄"이라며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세계 6위에 달하는 글로벌 임상 점유율과 상급종합병원이 밀집한 구조 덕분에 가능한 압도적인 환자 모집 속도 및 우수한 임상 데이터 품질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생물보안법 영향으로 중국 CDMO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거대한 생산 능력은 빅파마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며 "기술 발굴부터 임상, 첨단 생산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플랫폼 기술 위상도 함께 격상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이러한 투자는 한국의 독보적인 의료 데이터 환경과도 직결된다. 단일 건강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진료 기록과 리얼월드 데이터(RWD) 활용 가능성은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빅파마들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식약처가 승인한 임상시험계획(IND) 중 상당수가 해외 개발 의약품이라는 점은 이미 한국이 글로벌 임상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 연구원은 "현재 바이오 시장은 누가 더 혁신적인 후보물질을 보유했느냐를 넘어, 누가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와 협력해 상업화 속도를 높이느냐의 단계로 진입했다"며 "빅파마의 자본과 네트워크가 유입됨에 따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CRO와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벤처들의 가치가 통째로 재평가받을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