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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필요한 한 걸음…이제 ‘자정 능력’으로 답할 차례다

서울시의사회 윤리위원회, 비윤리적 의료행위 관련 회원 징계 의결 “‘제 식구 감싸기’ 끝낼 마지막 기회"
대한의사협회 중앙 윤리위 결정이 의료계 신뢰 가를 수도

/노재영 칼럼/
의료계가 오랜만에 스스로의 신뢰를 시험대 위에 올렸다. 서울특별시의사회가 비윤리적 의료행위에 대해 중징계를 의결하고 상급 윤리기구로 판단을 넘긴 이번 조치는, 그 자체로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반복되어 온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을 의식한 변화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사실 의료계의 자율징계는 늘 도마 위에 올라 있었다. 명백한 위법·탈법 행위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위의 징계에 그치거나, 시간만 끌다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의사 집단은 스스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회적 불신이 누적돼 왔다.

이번 결정은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늦었지만 필요한 한 걸음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공은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여기서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번 조치의 의미는 ‘상징적 제스처’에 그칠 수도, 의료계 자정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원칙은 분명하다. 억울한 회원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충분하고도 철저한 사실 확인을 전제로 한 신속하고 단호한 판단이다. 명백한 비윤리 행위가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과 결과의 엄정함, 두 가지가 동시에 확보될 때만이 사회는 의료계의 자율규제를 신뢰할 수 있다.

만약 이번에도 ‘솜방망이’에 그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와 보험사기 문제를 이유로 수사 권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자는 논의는 의료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대해온 사안이다.

그러나 자정 능력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 반대 논리는 설 자리를 잃는다. 내부 통제가 작동하지 않는 집단에 대해 외부 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결국 ‘특사경 반대’라는 명분은 의료계 스스로 무너뜨리는 셈이 된다.

의료는 전문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그 전제는 단 하나, 신뢰다. 그 신뢰는 면허가 아니라 행동으로 유지된다. 윤리를 저버린 일부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순간, 전체가 의심받는다.
지금 의료계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동료를 보호하는 데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직역 전체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원칙을 세울 것인가.

대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단순한 징계 수위를 넘어, 의료계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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