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부작용등 안전성 문제가 된 의약품에 대해 식약청이 판매중지와 자진회수등의 행정명령을 내렸는데도 해당 업체가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워 회수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애꿎은 의료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희목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분석 식약청에 빠른 시일내에 대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관련 업체에 대해서도 문제 의약품의 회수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식약청이 판매 중지한 의약품, 191만5,441개 공급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판매 중지 의약품 품목별 공급현황’ 에 따르면, 2011년 7월말 현재, 식약청이 판매 중지한 세 개 성분 의약품 71품목, 총 191만5,441개가 도매상 등을 통해 약국과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184만4,371개는 약국으로, 7만1,070개는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약회사들이 판매 중지 조치를 수용한 것으로 보아, 이처럼 약국이나 병원으로 공급된 판매중단 의약품들은 도매상 등에 있던 재고품으로 파악된다.
심장발작 위험 있는 비만치료제, 판매중지한 후에도 시중 방치
심장발작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은 판매중지와 회수 결정(2010.10.14)이 내려진 뒤인 2010년 11월 ~ 2011년 7월 ‘리덕틸캅셀’ 등 25개 제품 2만4,210개가 약국과 병원으로 공급되었다.
심각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된 부펙사막(2010.11.8 판매중지 결정)은 2011년 1 ~ 7월 아토클리어연고 등 7개 제품 27만3,249개가 공급되었고, 소염, 거담 등의 약효가 입증되지 않아 판매 중지된 세라티오펩티다제(2011.3.24 판매중지·회수 결정)는 2011년 4 ~ 7월 단 4개월 동안 무려 161만7,982개가 약국, 병원에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이 판매중지한 약, 처방하고 보험 급여까지 청구
이 중 세라티오펩티다제는 유일한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이다.
이 약은 판매 중지 결정 후, 3개월 동안 총 1,079건이나 건강보험에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이 판매 중지를 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중지 조치를 하기 때문에 처방할 때 프로그램 상에 나타나, 의사는 이 약이 판매 중지 약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도 이 약을 처방하고, 보험급여 청구까지 한 것이다.
시부트라민, 자진회수 권고받은 지 9달이 지나서도 여전히 반품 중?
식약청은 판매 중지 조치 당시 이들 의약품의 자진회수를 권고하였다. 문제의 약을 생산․수입한 제약회사가 스스로 시중에 유통된 약들을 모두 회수하라는 것이다.
「의약품등 회수․폐기 처리지침」에 따르면, 회수의무자는 5일 이내에 관할 지방식약청에 회수계획서를 제출하고 최대 30일 이내에 회수를 종료해야 한다.
그런데 2010년 10월 14일 ‘판매중지 및 자진회수 권고’ 처분을 받은 시부트라민의 경우, 9달이 지난 2011년 7월까지도 약국이나 병원에서 여전히 반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회사들의 자진회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식약청 위해의약품 회수관리시스템 강화 필요
현행 식약청 위해의약품 회수관리시스템은 생산(수입)한 제약회사가 회수대상 재고량, 반품량 등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도매상이나 약국은 협조만 할 뿐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인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약품은 언제 어디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 따라서 위해의약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제약회사, 도매상, 약국까지 이어지는 회수시스템을 강화하여 우리 국민들이 안전한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또한, 판매중지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필요하다. 이 약들이 실제로 국민들의 손에까지 들어간 것인지, 들어갔다면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판매중지 의약품을 판매한 도매상 등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향후 유사한 행태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