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슬리퍼 대신 ‘샌들’이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3일 한 유통업계에서 샌들ㆍ슬리퍼ㆍ조리 등 여름 슈즈 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슬리퍼’의 매출은 28.1% 감소한 반면, ‘샌들’의 매출은 5배(379.6%)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샌들의 인기 요인으로는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면서 실용성의 장점과 더불어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중에서도 ‘웨지힐’은 여름철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신발인데 굽이 높아 키도 커 보이고 하이힐보다 착용감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지힐도 오래 신다 보면 일반 하이힐 못지않게 발에 피로가 쌓일 수 있다. 앞굽보다 뒷굽이 더 높기 때문에 발목관절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걸음걸이가 엉키거나 외부 충격을 받게 되면 발목이 쉽게 삐끗하는데, 발목이 안으로 꺾이는 각도가 커지게 돼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척추관절 질환 특화 용인분당예스병원 양형섭원장은 “웨지힐의 굽은 폭이 바닥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에 균형잡기가 어려운데,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넘어지기 쉽다”며 “넘어지면서 발목을 삐는 부상이 반복되면 발목관절을 잡아주는 인대가 헐거워져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굽 샌들도 발목에 무리를 일으키는 건 마찬가지다. 통굽은 밑창과 굽의 구분이 없이 발의 앞굽과 뒷굽이 거의 균일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중에 붕 떠 있는 채로 걷게 된다. 정상적으로 걸을 때는 발바닥의 뒷부분부터 앞부분까지 차례대로 땅에 닿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반동이 생긴다. 하지만 통굽 샌들은 밑창이 구부러지지 않아 발바닥 전체가 한 번에 땅에 닿게 되는데, 이런 걸음걸이는 발목은 물론 허리와 무릎에 부담을 준다.
한편, 낮은 굽의 플랫슈즈는 굽이 낮고 편안해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플랫슈즈도 건강을 위해서는 썩 좋은 선택이 아니다. 굽이 없는 만큼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곳이 없어 발뒤꿈치가 받는 압력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릎이나 관절, 척추 등의 건강이 안 좋아진다.
양원장은 “굽이 높은 신발은 아킬레스건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데, 아킬레스건이 변형되면 조금만 무리해도 염증이 생기고 심지어 끊어져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발목 건강을 위해서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는 횟수를 제한하고, 평소 발목 스트레칭이나, 허벅지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