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 압타밀 분유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품이 국내 정식 수입품이 아닌 해외직접구매(직구)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동시에 “소비자 안심이 최우선”이라며 독일산 직구 제품까지 추가 확보해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의 경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범위를 넓히겠다는 선택이었다.
사실 식약처는 이미 국내에 정식 수입·유통 중인 분유 113개 전 품목을 수거해 세레울라이드 등 식중독 유발 물질에 대한 전수 검사를 마쳤고, 모두 ‘불검출’이라는 결과를 공개했다.
검사 과정은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고 한다. 직원들은 주말 동안 전국 각지로 직접 달려가 제품을 수거했고, 실험실에서는 분석기기 앞에서 밤을 지새우며 속도를 높였다. 오유경 처장은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고, SNS를 통해 “식의약 안심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최우선으로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행정은 원칙을 지키는 일과 신뢰를 지키는 일이 동시에 요구된다. 직구 제품은 제도상 정기 수거·검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설명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는 다르다. ‘같은 브랜드 제품인데 왜 빠졌느냐’는 물음에는 법 조항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식약처가 논란을 ‘형식 논리’로 방어하기보다, 지적을 수용해 추가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정책의 경직성 대신 유연성과 책임을 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해외의 대응을 보더라도 분유와 같은 영유아 식품 안전 이슈에는 ‘선제적·예방적’ 원칙이 강조된다. 유럽연합(EU)은 식품에서 세레울라이드와 같은 독소가 문제 될 경우 신속경보시스템(RASFF)을 통해 회원국 간 정보를 즉각 공유하고, 필요 시 자발적 리콜과 유통 차단 조치를 병행한다. 독일 등 주요 국가는 영유아 식품에서 위해 가능성이 제기되면 제조사와 당국이 공동으로 추가 검사와 유통 이력 점검에 나선다. 사후 해명보다 ‘의심 단계에서의 신속 차단’이 국제적 표준에 가깝다.
이번 사안에서 국내 유통 제품 113개 전수검사 ‘불검출’ 결과는 분명 소비자 안심의 근거가 된다. 동시에 직구 제품까지 범위를 넓히겠다는 결정은 글로벌 안전관리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안전은 법적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국민의 체감 신뢰를 회복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완성된다.
공직자의 책무는 위기 때 더욱 선명해진다. 검사 누락 지적을 ‘오해’로만 규정하지 않고, 추가 확보·검사를 약속한 것은 투명행정의 한 단면이다. 결과를 공개하고, 과정의 노고를 설명하며, 보완 조치를 병행하는 태도는 신뢰를 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식품 안전은 숫자와 수치로 증명되지만, 신뢰는 태도로 완성된다. 이번 전수조사와 추가 검사 방침이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상시적 점검 체계로 이어질 때, ‘국민 보건의 지킴이’라는 이름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